미트스토리

곳곳에서 만나는 미국산 소고기와 돼지고기, 고기 문화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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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트스토리2022-08-12T16:43:44+00:00

남도 숯불의 맛, 광양 불고기

작성일
2019-04-26 11:55
조회
2735

  ‘천하일미 마로화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로’는 광양의 옛 지명 ‘마로현'을 일컫는 말입니다. 조선시대 서울에서 벼슬을 하다 광양으로 귀양 온 선비가 있었는데, 

주변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쳐 주었다고 합니다. 그 부모들이 고마운 마음에 보답하고자 기르던 암소를 잡았고,

 

 참숯에 구리 석쇠를올려 양념한 소고기를 대접했습니다. 후에 귀양살이를 마친 선비가 서울에 올라와 광양에서 맛봤던

불고기 맛을 잊지 못해 ‘마로(광양)의 화적(소불고기)가 천하 일미로구나'라고 했던 설에서 전해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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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 북쪽에는 백운산이 자리해 있습니다. 백운산엔 예부터 참나무가 많이 서식해 지금도 백운산 전반에

참나무 숲이 조성되어 있고, 지역민들이 생계 수단으로 활용해 참숯을 만들었던 가마터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또한 산자락에 목초지가 펼쳐져 있어 소 여물에 쓰이는 신선한 풀이 자라 좋은 소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남해고속도로 초입에 사거리가 하나 있는데 그 근방에 큰 우시장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지금도 ‘우시장 사거리'라고 불립니다.

 

 먹고 살기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광양에서는 주변 자연 환경이 만들어준 조건 덕에 소고기를 참숯에 구워 먹는 요리가 발달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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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대한민국 3대 불고기인 삼양불고기(광양, 한양, 언양) 중에서도 당당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광양불고기. 

 

광양 숯불구이 전문점들 중에서도 미국산 소고기를 사용하는 곳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수입산 고기가 신선하지 않을 거라는

선입견에 한우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배송 시스템과 포장 기술이 발달한 지금은 크게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품질이 신선한 고기는 국내산이든 수입산이든 다 맛있습니다. 요즘엔 오히려 손님들이 가격 경쟁력이 있는 미국산 고기를

많이 찾는 추세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맛에 있는데 

 

“미국산 소고기 중에서도 초이스 등급 부채살, 갈비살을 사용해요.  조직이 촘촘해 익혔을 때  식감이 

탄력적이고 수분 함량이 높아 그만큼 육즙의 손상이 적죠.” 라고 한 광양불고기 전문점 사장님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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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미국산 부채살과 갈비살은 광양불고기로 다시 태어날 준비를 시작합니다.

 

덩어리 상태의 고기를 일정한 두께로 썰어내는데, 부채살은 3-3.5mm로, 갈비살은 7mm로 균일함을 유지하며 얇게 썰어줍니다. 

 

너무 두꺼우면 양념이 배지 않고 얇으면 석쇠 위에서 찢어지기 때문입니다. 정갈하게 잘려 나오는 고기가 담기는

바구니는 어느 순간  무엇인가 담깁니다. 과일 발효액, 연근을 쪄서 가루 낸 것, 설탕, 강판에 갈아낸 배, 간장입니다. 

 

불고기 하면 으레 간장 양념이 주인공이지만 여기서는 도울 뿐, 과일 발효액과 연근 가루가 중심 역할을 합니다 . 간장

함유량이 많아지면 고기를 구웠을 때 자극적인 짠맛이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매실이나 피자두 등 과일을 이용해 은은한

단맛을  가미하고, 연근 가루는 유산균이 풍부하고 단백질 흡수를 돕는 효능이 있어 자주 들어가는 재료 입니다.

 

 고기의 감칠맛을 더해주는데도 탁월합니다.  모든 재료가 버무려지고 나서야 간장을 붓는데 미리 재워 두면

고기 색이 탁해지고 질겨지기 때문에 간장을 나중에 넣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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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구워질 일만 남은 광양불고기. 

 

손님이 광양불고기 메뉴를 주문하면 참숯과 구리 석쇠를 놓고 예열 없이 바로 양념된 고기를 올립니다.

 구리는 열전도율이 높고 적쇠의 구멍도 크기 때문에 달구게 되면 너무 강한 열에 오히려 들러붙습니다.

 

 올린 고기는 요리조리 굴려지는데 참숯의 훈연향을 고루 입히고 육즙이 마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실제로 가만히 놔둔 채 익은 불고기는 볶듯이 뒤집었을 때에 비해 부드러움이 덜하다고 합니다.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집게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제품보다 한층 가늡니다. 집는 부분이 두꺼우면

둔한 움직임에 고기가 찢어지기 일쑤여서 주문 제작한 이 집게는 손님들이 따로 판매하라는 요구도 많다고 합니다.

 

 이렇게 구워진 광양불고기는 얇은 두께 때문인지 처음에는 ‘이게 고기냐’라고 하던 손님들도

익은 걸 입안에 넣고서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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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으로 나온 묵은지와 방풍나물,  하얀 민들레 나물을 구워진 불고기에 곁들이니 은은한 단맛과

고소함, 숯의 향이 베인 고기와 상큼한 산미와 신선한 쌉쌀함을 지닌 채소가 환상의 궁합을 이룹니다. 

 

두툼하게 썰어 구워지는 곳들에 비해 더욱 풍부한 육즙을 머금은 촉촉한 맛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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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숯불구이 전문점 사장님 말에 따름녀 예전에 타 지역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요청을 받아 택배로 보내준 일이 있었는데, 

조리 후 포장해 배송한 것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었는데도 촉촉함이 그대로였다고 합니다. 

 

이토록 훌륭한 맛의 광양불고기, 충분히 찾아가 먹을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지금부터 여러분을 위한 광양 숯불 불고기 맛집을 알려드립니다.

 

1. 장원회관 : 미국산 불고기를 비교적 두툼하게 썰어낸 후 칼등으로 저며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의 맛의 포인트

 (광양읍 매천로 821-5 / 061-761-6006 / 11:00~22:00)

 

2. 전통불고기식당 : 미국산 불고기를 놋쇠 화로 위 구리 석쇠에 올려 구워 먹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특징

 (광양읍 매천로821-6 / 061-762-9291 / 10:00~22:00)

 

3. 삼대광양불고기집 : 주문 즉시 양념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감칠맛이 특징, 부채살을샤부샤부처럼 얇게 썰어내 부드러운 불고기를 낸다. 

(광양읍 서천1길 52 / 061-763-9250 / 11:00~20:30)

 

4. 시내식당 : 놋쇠 화로와 참숯, 구리 석쇠를 이용하는 전통 방식에 깔끔한 현대적 시설을 더한 것이 특징

 (광양읍 서천1길 38 / 061-763-0360 / 11:00~22:00)

 

5. 해동숯불가든 : 얇게 저며 양념한 미국산 소불고기를 숯불에 구워낸다. 

간장 없이 생강과 양파, 마늘로 간해 ‘백갈비'로 불리는 돼지고기 메뉴도 별미

 (광양시 광양읍 서천1길 27 / 061-762-5417)

 

6. 금목서 : 18년 전통의 정갈한 분위기와 감칠맛이 좋은 불고기가 특징인 주택가에 있는 숨은 맛집. 

불고기와 어울러지는 손맛 가득한 밑반찬이 일품

 (광양읍 읍성길 199 / 061-761-3300 / 11:30~22:00)

 

2019년도 광양에선 3월 8일(금)부터 17일(일)까지 <광양매화축제>도 열린다고 합니다.

축제도 즐기러 간 김에 광양불고기 맛집에 들러 음식도 맛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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